Travel/Europe - Slovakia

[나 혼자 지구 한 바퀴] 08.03.2018 Slovakia의 수도 어디? Bratislava

김 정 환 2021. 1. 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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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에 도착했다. 슬로바키아로 향하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도의 이름이었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기 때문이다. Bratislava. 

 

폴란드에서 대중교통 티켓 때문에 50배에 달하는 벌금을 냈던 경험 때문에 티켓은 항상 꼼곰하게 체크하고 구매하는 태도가 생겼다. 이곳에 도착하자 마자 간 곳은 Devin Castle이다. 지금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 버스 티켓을 뽑았다.

 

Devin castle은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이다. Devin이라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Devin castle은 Danube 강과 Morava 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다. 그리고 절벽 위에 위치하고 있어서 요새를 지어 감시하기 최적의 장소이다. 성 내부에는 병력을 위한 막사, 마당, 공원 등이 있다. 그러나 망가진 상태이다. 2차 세계 전쟁이 끝난 이후로 지금까지 복원중이다.

 

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나는 옳은 버스를 탔다고 생각했지만, 지도가 보여준 버스 노선대로 가지 않았다. 지도에서 보여준 노선은 빨간색이었다. 그런데 파란색으로 갔다. 나는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고 다른 버스를 잡을 수 있는지 구글맵으로 검색하고 있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초록색 동그라미로 표시된 곳은 국경지대였다. 유럽의 몇몇 국가들은 서로 조약을 맺어서 국경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 저 곳은 오스트리아와 슬로바키아가 만나는 국경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과연 내가 살면서 국경지대를 여권 없이 걸어서 내 마음대로 시간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까? 관광으로 여행을 가면 버스, 기차 또는 비행기로 국경을 넘는다. 걸어서 넘는다고 해도 여권을 검사하는 곳이 많다. 그런데 이곳은 아니었다. 이런 생각이 나의 발걸음을 옮겼다. 

 

거리를 걸으면서 한적한 느낌을 받았다. 수도 변두리에 위치한 마을 외국인이 걷는 느낌이란... 오묘하다. 간간히 산책하시는 분, 버스를 기다리시는 분 등이 있었다. 이방인으로써 느낄 수 있는 이질감이었다. 그리고 도착했다. 괜히 심장이 떠렸다. 다리에 발걸음을 올려 놓고 걸었다. 생각보다 긴 다리. 나는 걸으면서 도대체 어디쯤이 경계선일까 궁금했다. Morava 강은 가운데를 중심으로 반으로 나뉜다. 나는 그 가운데가 궁금했다. 그때 바닥에 무엇이 보였다. 단 하나의 검은선. 전문가에게 묻지 않아서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만, 나는 이 선을 국경선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인 순간이다. 

 

나는 괜히 감성이 취했다. 그리고 왔다 갔다 했다. 3초 전에 슬로바키아. 2초 전에 오스트리아. 혼자 장난스럽게 한 발 한 발 옮기며 놀았다. 재미난 상상도 해봤다.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는 상황을 상상했다.

 

나 : 나 지금 오스트리아로 빨리 가봐야할 것 같아. 친구를 만나러 가야하거든. 돌아 오면 전화할께

(1시간 뒤....)

나 : 다녀왔어. 뭐? 오스트리아 다녀온 거 거짓말이냐고? 무슨 소리야. 우리 집에서 오스트리아는 다리 하나만 건너면 되는데 ㅎㅎㅎ

 

우리나라의 지리적 군사적 상황 때문에 겪을 수 없는 상황을 상상하니 재밌었다.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없어서 어떻게든 핸드폰을 세워 놓고 사진을 찍어보려고 노력했다. 몇 분 동안 아이디어를 생각하는던 중에 저 멀리서 누군가 오고 있었다. 

 

한 할머니께서 걸어 오시길래 사진 촬영을 부탁한다고 했다. 나는 미리 사진 구도를 잡아주고 버튼만 눌러달라고 얼굴 표정과 몸 동작으로 설명했다. 할머니께서는 4장을 찍어 주셨다. 모두 잘 나와서 모두 올렸다. 감사합니다.

 

할머니께서는 사진을 찍어주시고 가시던 길을 걸어가셨다. 그런 할머니를 기억하기 위해서 할머니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안녕히 가세요.

 

이제 조금 감성이 빠질 때쯤에 다리 난간에 자물쇠가 달려있는 것을 보았다. 본 순간 든 생각은, '세계 어딜가든 똑같구나' 였다.

 

이 다리의 이름은 Bicycle Freedom Bridge이다. 

 

이제 원래의 목적지로 방향을 틀었다. 1시간 정도 걸어야 했다. 시간이 많은 나에게 1시간은 푸른 하늘 위에 구름 한 조각 같았다. 가는 길에 흥미로운 쓰레기 통이 있어서 사진으로 남겼다. 나는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다. 그래서 잘 모를 수도 있으니 감안하길 바란다. 반려견 배변 봉투와 배변 휴지통으로 보이는 것이 있었다. 가끔 한강에 가지만 이런 것을 본 적은 없다. 새로운 운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는 길에 굉장히 깊은 인상을 남긴 한 집이 있었다. 사진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말을 많이 붙이겠다. Devin castle로 가는 길에 강뚝 같은 것이 있었다. 나는 뚝 위로 놓인 길을 걷고 있었다. 오른쪽은 강이고 왼쪽은 집들 또는 빈 공터들 있었다. 그런데 어느 목장이 나타났다. 아니 목장이라기에는 집도 있었다. 농장에 더 가까운 것 같았다. 농장에는 다양한 시설들이 있었다. 작은 연못, 농기구 같은 것을 보관하는 창고, 동물들이 쉴 수 있는 시설 등 다양한 것들이 엄청 많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정말 다양한 동물들이 있었다. 소, 양, 염소, 개, 닭 등이 있었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그때 내뱉은 단어는 기억난다. '와... 이 동물까지 키운다고?'. 남자 아이들은 동물들에게 음식을 주고 털을 가꾸어 주고 있었다. 몇몇은 반려견과 놀았다. 여자 아이들도 나타나더니 술래잡기 같은 걸 하면서 저 넓은 마당을 뛰어 다녔다. 그 가운데서 부부는 넓은 나무 판자 같은 것을 옮기고 있었다. 아이들은 5명 이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부부금슬이 좋은 것 같았다. 여튼 내가 길을 걸으면서 본 상황은 이러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아주 천천히 걸으면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행복이 있었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단어가 구체적으로 눈으로 보였다. 참으로 신기했다. 간혹 외국 드라마에서 보면 이렇게 농장 같은 곳으로 이동해서 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인피니티 워에 호크아이가 가족들을 데리고 농장에서 사는 것이 예시이다. 영화에서는 그 장면을 보았을 때 나는 별 생각이 없었다. 주인공이 힘들고 지쳐서 쉴려고 농장으로 갔구나 라고만 생각했다. 영화에서 그들의 표정에서 미소가 지어는 것으로 보아 행복하겠구나라고 머리로 생각만 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들이 어떻게 저렇게 행복할 수 있는지 분석하기 시작했다. 시골? 농장? 동물? 가족?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모르겠다. 그러나, 행복을 볼 수 있는 사례가 생겼다. 내가 살면서, 비슷한 것을 보게 된다면 점차 알 수 있지 않을까?

 

목적지는 Devin castle이었지만, 우연히 마주친 두 곳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어느덧 Devin castle에 거의 도착했다. 입구에 개방 시간과 입장료 등 내용이 적혀있다.

 

들어가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나는 그때 기뻤다. 행운이었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사건의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참으로 이상하다. 그때의 감정은 생생하게 느껴지고 기억나지만 무슨 사건이었는지는 감정보다 덜 기억난다.

 

Devin castle은 절벽 위에 지어졌고 높은 곳에 있다. 그래서 마을을 전부다 볼 수 있다. 성에는 들판(?)이 엄청 넓었다. 그렇게 느낄만했던 이유는 많은 시설들이 부셔졌기 때문이다.

 

Devin castle 안에 또 다른 성(?) 같은 것이 있다. 묘사를 하자면 성벽 안에 또 다른 성벽으로 이루어진 곳이 있었다. 그곳에 발을 딛이디 우물이 있었다. 이 우물에 모여서 사람들이 목소리를 보내고 있었다. 왜 보냈는지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을 잃은 기행문이라니... 하하하)

 

나도 목소리를 보내보았다. 다소 오글거린다. 보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방금 말했던 성벽 안에 성벽이 있던 곳이 아래 사진에 보이는 곳이다. 절벽 위가 요새를 짓기 위해 최적의 장소라고 말할 수 있는 예시 같다. 당시에 일부분이 복원중에 있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복원되었을지 궁금하다.

 

성 내부의 길을 따라서 이동하면 여러 가지 시설들을 볼 수 있다. 물론 거의 부셔졌다. 

 

 

성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강도 바라보고 마을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절벽 밑으로 산책로 같은 거이 보였다. 그 길에서는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시간도 넉넉해서 내려가 보았다. 아래 그림에서 초록색 선이다.

 

아직 봄의 기운이 오지 않아서 그런지 산뜻한 느낌을 느낄 수 없었다. 산뜻함을 기대했었다. 철사로 만든 하트를 보았다. 철사로 하트를 만든 것일까? 하트를 철사로 묶은 것일까? 이 당시에는 철사로 하트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하트를 철사로 묶은 것 같다. 

 

Devin castle에서 Bratislava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마을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중에 사진을 남기고 싶은 성당이 있어서 그냥 촬영했다. 그냥 찍어서 그냥 올려본다.

 

 

버스에서 교환학생들로 보이는 그룹 또는 호스텔에서 만난 사람들로 보이는 그룹이 있었다. 모두 비슷한 억양의 영어가 아니었다. 그들은 서로 대화하면서 나를 간혹 바라보았다. 나도 바라보았다. 끝이다.

 

버스에서 내려서 St. Martin's Cathedral으로 향했다. 그들도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솔직히, 버스에서부터 말을 걸고 싶었다. 이름은 뭐니? 어디서 왔니? 뭐하니? 등등. 왜 망설였을까? 그때 말을 걸었다면, 지금 그 이야기를 여기에 적고 있을텐데. 

 

성당을 보고 난 뒤에 브라티슬라바 성으로 향했다. 이곳 또한 빠질 수 없는 관광지이다. 이방자들에게는 관광지였지만, 이곳 사람들에게는 쉼터 같았다. 마치, 종묘나 경희궁에 산책하듯이 다니는 느낌이었다. 역시나 도시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밤에 오면 참으로 아름다울 것 같았다. 그래서 그때 나는 생각했었다. 이곳에 나의 연인과 함께 오자고. 

 

그래서 어디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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