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Europe - Montenegro

[나 혼자 지구 한 바퀴] 25.03.2018 Kotor성에 올라가자! 앗! 그런데 너희들은?!

김 정 환 2021. 7. 2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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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or에는 'Castle Of San Giovanni'가 있다. 절벽에 붙어있는 성이다. 멀리서 보면 굉장히 중세시대 느낌 쎄가 불어온다. 그러니 Kotor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꼭 올라가보길 바란다. 그런데 거의 등산과 비슷하다.

 

 

 

중간 중간에 쉴 수 있는 평평하고 넓은 곳이 존재한다. 많은 관광객들이 여기서 사진을 찍기를 기다리고 있다. 물론 나도 그랬다. 꽤나 잘 나온 사진이다.

 

 

 

대게 중반 정도까지만 올라갔다가 내려간다. 물론 나는 끝까지 가야한다. 점차 관광객이 줄어들어서 혼자 찍기로 했다. 코스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눈에 보이는 모든 길에 발을 닿아서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했다.

 

 

 

이렇게 높은 곳에 올라오면 파나로마를 찍어보고 싶다.

 

 

 

점점 가파라지고 부셔진 구조물이 많이 보인다.

 

 

 

아참! 올라가다가 예전에 Skopje에서 만난 두 여자 여행자를 만났다. 우연히 마주친 곳은 이 성의 입구였다. 올라고 있는데 갑자기 마주쳐서 놀랐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나는 먼저 올라갔다. 한 명은 계단을 얼마 못 올라가서 헉헉 힘들어하며 올라가기를 싫어했다. 아마 중간 쯤에서 내려갔을 것 같다.

 

 

 

사진을 찍고 싶은 위치가 있었다. 꽤나 한적하고 모서지(?)진 곳이여서 위험하기로 했다. 다행이도 한 중년의 커플이 근처에 있어서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밝은 미소로 'Sure!'했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덕분에 좋은 사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거의 정상에 올라가면 Kotor성의 깃발이 힘있게 펄럭이고 있다. 한눈에 Kotor가 내려다 볼 수 있다.

 

 

 

내려오다가 신기하게 군락을 이루어 서식하고 있는 식물이 있어서 사진으로 남겼다. 너의 이름은 뭐니? 흠... 지금 검색해보니 유럽 스퍼지(Mediterranean spurge)라고 한다.

 

 

 

올라왔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눈에 보이는대로 따라 내려갔다. 그러더니 어느새 도시로 이어진 길이 나타났다. 

 

 

 

아마 이 사진에서 계단을 내려오고, 계단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길위로 아치형의 돌지붕(?)같은 것이 있는 길이 나온다. 그곳에서 어느 한 중국 중년의 여자를 보았다. 그녀는 나에게 무엇을 부탁했었다. 사진이었나? 길을 물어보는 것이었나? 여튼 그녀에게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 국적을 물어봤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친절한 한국 사람' 이었나? '한국 사람 중에 친절한 사람' 이었나? 여튼 '친절함'과 '한국 사람'이 들어간 문장을 말했고, 나는 "천만해요!"라고 말하고 기분 좋게 길을 다시 따라갔던 기억이 흐릿하게 난다. 흠... 잊혀진 기억의 조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무튼 그때의 감정은 좋았다. 하하하.

 

 

 

계속 걸어가니 성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보이는 맑은 물. 작은 저수지 처럼 물이 보여있었다. 물은 굉장히 맑아서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였다. 왠지 마시면 액체 얼음맛이 날 것 같은 느낌? 얼음은 고체인데 액체 얼음이라니 하하하.

 

 

 

시간도 있고 더 돌아다닐 곳이 없나 찾던 중에 호수가까지 갔다. 가만히 앉아서 느끼는 고독... 방금  전까지는 절벽을 오르고 내리느라 몸을 움직여서 즐거웠는데, 지금은 굉장히 정적으로 앉아서 호수를 바라보니 떠오르는 쓸쓸함의 형상. 비수기의 휴양지에서 할 액티비티는 없고, 낭만진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기는 싫고, 떠나야 할 것 같다. 그러면, 호스텔에서 친구들을 만나면 되지 않겠냐라고 물어볼 수 있지만, 친구를 만날 수 있는 나의 특성의 범위가 줄어들었다. 다시 말하면, 예전에는 2명 이상의 그룹에게 가서 같이 놀았다면 지금은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또는, 예전에는 커피를 좋아하는 내가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여행자와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면, 지금은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이렇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범위가 줄어든 것 같다. 글쎄... 지금 생각해보면, 어느 한 나라에 무엇을 놓고 왔기 때문일까? 아니면, 여행에 권태감을 느끼기 시작한 걸까? 아니면 날씨에 영향을 받아서 기분이 그렇게 된 걸까?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말하니 모두 이유였던 것 같다.

 

 

 

드디어 가방의 한쪽 면을 모두 국기들로 채웠다. 현재 가방의 상태는 Albania와 Montenegro 국기를 아직 부착하지 않은 상태이다. 2개는 가방에 가지고 있다. 그런데 왜 지금 사진을 찍었느냐면, 부착을 지금 했기 때문이다. 국기를 한땀 한땀 실과 바늘로 꿰매서 가방에 부착했다. 가방이 두껍고 국기도 두꺼워서 손가락이 엄청 아팠다.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가 이번에 시간이 남아서 해버렸다. 이렇게 한 면을 모았을 때, 엄청나게 기념적인 느낌이 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좋았다.

 

 

 

기념적인 가방 사진을 찍고 주방에서 저녁을 만들고 있는데 어디서 익숙한 목소리가...? 야 너희들 여기 있었어? 아니라고? 아~ 다른 호스텔인데 주방을 공용으로 쓴다고. 바로 아래에 있는 친구가 참으로 별났다. 이 친구가 갑자기 오더니 나에게 중국욕을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왕파단' 중국어로 거북이 알이다. 그리고 왜 거북이 알이 욕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주저리 주저리 말했다. 그 표정이 지금도 생생하게 내 눈 앞에 그려진다. 

 

 

 

글을 쓰면서 '왕파단'이 왜 중국에서 심한 욕인지 찾아보았다. 고대 중국 사람들은 거북이는 암컷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등과 배에 단단한 껍질이 있는데 도저히 각도(?)가 안될 것 같아서 교미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거북이는 뱀에서 유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거북이가 알을 낳는다는 것은 뱀과 교미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뱀과 거북이는 달랐기 때문에 이를 '외도'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즉, 거북이가 알을 낳는다면, 뱀과 교미했다는 것이고 이는 다른 종과의 교미이므로 외도 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거북이 알'이라고 타인에 말하면, '엄마가 외도해서 낳은 아기'라는 뜻으로 타인과 타인의 어머니까지 욕하는 단어가 되었다.

 

 

 

두 친구들은 자신의 호스텔로 돌아가겠다고 밖으로 나갔다. 나도 배웅을 해주었다. 그런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얘들이 갑자기 비를 맞으면서 신나했다. 한 명은 신발을 벗어던졌다. 그 모습을 보니 천진난만했다. 나도 신발을 벗고 타일 바닥을 밟아보았다. 매끄럽고 시원했다. 두 여자 여행자. 한 명은 말괄량이 같고 한 명은 시크했던 모습. Kotor 이후에 어디로 다시 볼 수 있다면 보자고 했다. 그런데 이곳에서의 만남이 마지막이었다. 한 명은 캐나다, 한 명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호주인 것 같다. 잘 여행하고 잘 지내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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