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Europe - Serbia

[나 혼자 지구 한 바퀴] 16.03.2018 다시 홀로, 세르비아의 수도 Belgrade

김 정 환 2021. 1. 1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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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홀로 여행을 시작했다. 이른 아침에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도착했다. 시간을 보니 4시 45분이다. 이렇게 일찍 도착하면 참으로 난감하다. 왜냐하면, 큰 호스텔이 아니라면 닫았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호스텔을 찾아 나섰다.

 

걷는 데 무섭기도 했다. 도망치기도 힘들어 보이는 가방을 매고 걷는 이방인이란 참 좋은 타겟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행이도 너무 새벽이라서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힘들지만 기쁘게 호스텔로 갔다.

 

새벽에 도착해서 그런가 호스텔에 가자마자 잠을 잤다. 8시쯤 잠을 자기 시작해서 오후 2시쯤에 일어났다. 그리고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호스텔 지하에 여행자들이 모여 있을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저녁 10시쯤 되어서 이곳이 시끌시끌 했다. 사내 4명이서 놀고 있었다. 나도 용기를 내어서 대화에 참여했다. 이들은 서로 친구이고 잠시 휴가를 받아 네덜란드에서 왔다고 한다. 앞으로 네덜란드 사람들은 많이 만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붙임성이 좋았다. 이 친구들도 당연 그랬다. 참으로 고마웠다. 

 

잠시 후 호스텔 주인이 내려왔다. 우리를 위해서 특별한 술을 대접하겠다고 했다. 세르비아의 전통 술이다. 본인이 직접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그는 우리에게 이 술을 먹는 특별한 방법을 소개했다. 아래에 보이는 작은 호리병에 술을 넣고 손을 쓰지 않고 마셔야 한다고 했다. 이 호리병에 넣어 마시기 전에 살짝 맛을 봤다. 정말로 독했다. 알코올 도수가 40도 이상을 되었다. 이걸 스트레이트로 마셔야... 

 

나와 4명의 친구들은 모두 준비를 했다. 그리고 마셨다. 영상으로 보니 참으로 재미있는 장면이다. 모두 속이 쓰려하는 표정이었다.

 

술을 더 마쉰 뒤에 잠시 쉬고 있었다. 이 친구들은 밖으로 나가서 술을 마시자고 했다. 나는 머뭇거렸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이유였다. 비용이었다. Pub에서 술을 마신다는 것은 많은 돈을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의 나였으면 여행지를 줄여서라도 갔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에게 남은 좋은 추억들은 대부분 사람들과의 인연이기 때문이다. 여튼, 나갔다. 친구들의 계획이 이러했다. 여러 펍을 돌아다니면서 좋은 펍을 발견하면 그곳에서 놀자는 것이었다. 좋은 펍의 기준은 지금도 모르겠다. 몇 개의 펍을 돌고 돌아왔었다. 

 

잔잔한 음악이 나와서 술을 마시며 대화를 하는 펍, 재즈 음악 연주를 들으면서 술을 마시는 펍 등이 있었다. 참으로 좋았다. 나는 이런 펍을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펍을 가면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물가를 비교해야겠지만 그래도 비싸다. 내가 생각한 이유는, 유럽에서는 이러한 펍이 대중화 되어서 공급이 많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공급이 적어서 비싼 것 같다. 아니면, 그냥 고급화 시켜놓은 것도 있는 것 같다. 유럽에 다시 오게 되면 이런 펍을 밤마다 자주 가고 싶었다. 그때는 충분히 쓸 수 있는 돈을 가지고 가고 싶다.

 

한 펍에서 아주 재미있는 친구를 만났다. 아시아계 사람이었다. 어디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튼, 이 친구와 대화를 하는데 당시 북한이 떠들썩 했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김정은을 따라 해보겠다고 하더니 아래와 같이 포즈와 표정을 따라했다. 많이 웃었다.

 

식당 같은 펍도 갔었다.

 

재즈 음악이 나오는 펍이었다. 간단하게 음료 1잔과 먹을 안주, 5천원 정도 내고 앉아서 매일 음악을 듣고 싶다. 함께 대화할 친구가 있으면 더 좋겠다. 지금 현재 상황에 참으로 힘든 일이다.

 

이 4명의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점이 있다. 내가 당시에 돈을 아끼기 위해서 다소 돈을 안 쓰는 행동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나는 최대한 숨길려고 했지만 표현은 그렇지 못했나 보다. 호스텔로 돌아오는데, 그 친구들이 마실 거 먹자고 했다. 나는 안 먹는다고 했지만 그 친구들이 대신 사주었다. 그리고 나의 생각이지만, 아마 펍을 그만 돌아다니고 호스텔로 돌아온 것이 나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너무 확장된 생각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이 든다.  과거의 나지만 참으로 나에게 그리고 그들에게 미안하다. 이러한 시기가 있어서 지금 돈의 가치를 더 알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과거의 나로부터 오늘도 배운다. 타산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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