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Europe - Hungary

[나 혼자 지구 한 바퀴] 15.03.2018 다시 올께, 부다페스트 그리고 고마운 형들

김 정 환 2021. 1. 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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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다페스트를 떠나 Serbia로 가기로 했다. 헝가리를 떠나기 전에 아직 하지 못한 일이 하나 있다. 국기를 찾아야 했다. 이전까지 했던 방식대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거리로 가서 기념품 가게를 찾고 국기를 찾기로 했다. 

 

가는 길에 사람들이 모여서 이동하고 있었다. 무슨 캠페인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한 시민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 시민은 대답해 주었다. 그런데 지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진에서 찾을 수 있는 단서들로 인터넷에서 검색을 했다. 무슨 정당 캠페인이라고 검색이 된다. 많은 내용을 찾을 수 없어서 쓰기 않기로 했다. 내가 찾은 것이 맞다면 이 사이트를 참고할 수 있다.

 

거리에서 무슨 공연을 준비하는 것 같았다. 내가 떠나기 싫게 만든다. 헝가리에서 거의 일주일을 머물렀다. 3일 정도 되었을 때, 언제 다음 나라로 갈까 매일 고민했다. 그때마다 그냥 있었다. 그냥 있어도 즐거웠다. 부다페스트는 그랬다. 

 

형님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버스 터미널로 이동했다. 오늘밤 나는 국경을 넘어 Serbia로 넘어간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나라였다. 나는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넘어갈 때 항상 기대를 했다. 다음 나라에서는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할까? 다음 나라에서는 누구를 만날까?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버스 또는 기차에 앉아 잠을 잤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랐다. 다음 나라에서는 부다페스트보다 즐겁지 않으면 어떻하지? 다음 나라에서 외로움을 느끼면 어떻하지?

 

헝가리 편의 첫 번째 포스팅에서도 말했듯이 폴란드 이후로 외로움을 많이 느끼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혼자 있는 것도 즐거웠지만 이제는 혼자 있는 것이 외로움이라는 감정으로 느껴졌다. 그런데 부다페스트에서 형들과 놀면서 그 외로움이 사라졌다.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나는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 이유는 편안함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작년 9월부터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힘든 일이 많았다. 소통이 안되는 사람들과 소통해야 했고, 영어를 더 배워야 했고, 교통편을 알아야 했고, 비용을 항상 생각해야 했다. 하루 하루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삶이었다. 언젠가부터는 이 모든 과정이 익숙해져서 나도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 것이었을까. 그렇기 때문에 부다페스트에서 형들과 함께 있으면서 기댈 수 있었고, 모국어로 대화할 수 있었고, 항상 대화할 사람들이 있었고, 다른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편안함을 느끼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 편안함은 달콤해서 부다페스트를 떠나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떠나야할 이유가 2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 나 스스로에게 약속했던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위한 기회 제공이었다. 두 번째로, 편안함을 떠나서 겪는 경험들로 인한 성장이었다. 이전에도 그래왔듯이 나는 잘 할 것이고 생각하며 세르비아로 향했다. 

 

이 포스팅의 마지막은 함께 했던 형들과의 사진으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지금도 연락을 하면서 지낸다. 거의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이 사진을 보니, 3명 모두 어려보인다. 많은 생각과 감정이 떠오른다. 추억이다.

 

 

추가로, 형들에게 미안했던 것이 있다. 내가 6일 내내 같은 주제에 대한 이야기만 줄기차게 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상황이라면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다. 그것을 계속 들어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미안하다. 그때는 몰랐다. 사고가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가 어느 날 한국에서 내가 형들과 같은 처지에 놓였던 때가 있었다. 그때 호스텔 로비에서 3명이 쇼파에 앉아 내가 말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리고 내 말만 하던 1인칭 시점에서 3인칭으로 시점이 바뀌면서 전체적인 상황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야 비로소 형들의 행동과 표정이 보였다. 그리고 그때의 형들을 모습을 보니 귀는 내 쪽으로 해놓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던 것 같다. 그 장면은 부다페스트 5일차 였으니 5일 동안 같은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표정이었다. 그저 감사하고 미안하다. ㅎㅎㅎ. 그리고 그런 형들의 성숙한 태도를 보며 나도 누군가의 말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미성숙한 나에게 배울 것이 산더미 같다. 다시 한 번, 이 글을 읽고 있을 형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한다. 형님들의 2021년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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