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Europe - Hungary

[나 혼자 지구 한 바퀴] 11.03.2018 눈에 담은 부다페스트의 야경

김 정 환 2021. 1. 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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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나는 부다페스트라는 단어만 들어봐서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곳에 오면서 헝가리의 수도인 것을 알게 되었고, 특별한 것들을 가지고 있다고 알게 되었다. 그 특별한 것들 중 하나는 바로 야경이다. 부다페스트의 야경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나는 이 아름다움을 눈에 담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사진 촬영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 몇 장 남은 사진을 보고 눈을 감으면 그때의 야경이 눈에 선하게 보인다.

 

 

야경이라고 했으니 저녁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뭘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고맙게도 형이 어디서 야경을 봐야하는지 알고 있었다. 아닌가? 여튼 우리는 '어부의 요새'라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곳은 지대가 높아서 부다페스트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가기 전에 형이 있는 호스텔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형은 나에게 말했다.

 

형 : 정환아, 저 친구들이랑 같이 갈래?

 

나 : 누구요?

 

형 : 저 친구들. 일본분들 같은데 혼자 오신 것 같아서. 나는 저렇게 혼자 돌아다니는 거 보면 그룹에 끼워 주고 싶어. 대부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있을텐데 망설이고 있을 것 같거든. 나도 그랬을니까. 만약에 물어봐서 혼자 있고 싶다고 하면 그렇게 두면 되고.

 

나 : 형님 굉장히 남은 아끼시는 마음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형 : 내가 너를 처음 봤을 때도 너에게 같이 놀자고 했었잖아. 그리고 ....

 

대화는 여기서 끊겠다. 가끔 설명이 많으신 형님이다. 나는 이런 형의 태도와 언행이 좋다. 남을 배려하시고, 함께 하길 원하시고, 좋은 말을 해서 나를 감동시킨다. 그 말이 길어도 듣고 싶은 말이다. 형의 말은 그렇다.

 

그렇게 나와 형, 일본 분들 두 분과 함께 어부의 요새로 갔다. 가는 길 내내 좋았다. 뭐라할까... 함께 해서 좋았다. 폴란드 이후부터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폴란드 Poznan에서 친구들을 만났을 때 너무나 좋았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 함께할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함께할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 이유는 부다페스트에 오고나서 알 수 있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할 예정이다. 여튼, 가는 내내 좋았던 이유는 함께 해서 였다. 일본 분들과 잘 안되는 소통으로 서툴게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웠고 형과 만나서 이전까지 경험했던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이곳의 야경이 우리가 걷고 이야기하는 장면을 아름답게 장식해주고 있었다. 

 

야경을 감상했다. 그냥 서서 바라보기로 했고, 대화하면서 바라보기도 했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면서 야경을 보여주면서 바라보기도 했다. 야경을 눈에 담았다. 그게 아닌, 야경이 눈에 들어 온 것인가.

 

괜히 사진으로 남기로 싶었다. 여행 포스팅은 나의 경험을 기록하기 위한 행동이다. 그래서 남들이 보기에 부담스러운 사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아래 5개의 사진들이다. 이 사진들은 의미를 2가지 담고 있다. 아마 이 2가지는 평생 잊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굳이 기록하지 않겠다. 만약에 글의 일부분만 비공개할 수 있다면 적었을 것이다. 나의 소중한 의미 2가지를.

 

요새의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에는 조형물과 성당 등이 있었다. 

 

이 당시 내가 주로 말했던 대화의 주제는 1개였다. 그것만 계속 이야기 했다. 그래서 어부의 요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딜 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오직 기억 남는 것은 그 대화만 주구장창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다. 형은 아마 이 대화를 듣고 있는 것이 지겨웠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지겨웠다고 말했었나? 여튼,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모두들 나와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함께 해준 형에게 감사하다.

 

요새에서 내려오는 길이다. 내려오는 길에 황금으로 빛나는 건축물이 보였다. Budapest parliament이다. '부다페스트 야경'이라고 구글에 검색하면, 대부분의 사진이 이 국회 의사당이다. 그만큼 아름답다. 야경을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내가 사랑하는 연인과 이곳을 방문하자고. 함께 야경을 보면서 앉아 손을 잡고 우리 둘만의 이야기를.

 

어부의 요새를 모두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함께 했던 친구들이다. 형은 지금도 만나고 있다. 나머지 두 분은 건강하게 잘 계시길 바란다.

 

배경 앞에 다양한 포즈를 잡고 사진으로 남기는 것을 좋아한다. 형도 함께 하셨다. 잘 하신다.

 

나도 해본다. 왜 이 사진 1장 뿐인지 모르겠다. 있어서 다행이다.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에 budapest parliament이 보여서 한 번더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다리를 지나가면서 내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와... 너무 좋다. 그런데 아쉽다. 더 있고 싶다."

 

다리를 건너 어느 곳에서 잠시 있는데 조명에 자물쇠들이 걸려 있었다. 부다페스트는 사랑의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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