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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지구 한 바퀴]07.11.2017 Chalaari glacier를 향해서 하이킹 그리고 만난 스위스 아저씨

김 정 환 2020. 12. 1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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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정상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아침  일찍 어제 봐둔 빙산을 보기 위해서 일찍 움직였습니다. 9시 호스텔을 나섰습니다. 아침 일찍 나썼던 이유는 사람이 적을 때 빙산의 하얀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제 정신이 없어서 찍지 못했던 호스텔의 모습입니다.


이곳은 버스터미널입니다. 이곳에서 Zugdidi로 가는 버스표를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그 옆 빵가게에서 구매한 500원짜리 밀가루빵!!! 크기는 엄청 큽니다. 소금으로 간을 해서 짭짭한 맛이 일품입니다. 하이킹을 해야하니 비상 식품으로 챙겨가지요.



지금 가는 곳은 Chalaari glacier입니다. MAPS.ME에 검색하시면 찾을 수 있습니다. 버스터미널에서 약 2시간 정도 걸어가면 된다고 나옵니다. 자~ 가봅시다~!

이렇게 정겨운 시골 통로를 지나서. (실은 어제 비가 와서 진흙투성이었습니다.)


소들의 인사를 받으며 (실은 좌우에 커다란 소 4마리가 있었는데, 다 저를 쳐다봐서 무서웠습니다. 뿔은 왜 그렇게 날카로워 보이던지). 너희들은 왜... 거리에 나와있는 거니...?


하이킹의 시작이자 마을을 벗어났습니다.


가는 길이 이렇게 공사판이었습니다. 제가 다녀올 때는 계곡을 따라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댐을 만들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이 길을 따라서 무지막지하게 큰 트럭들이 왔다갔다 했습니다.



그리고 배가 아파서 잠시 천연 화장실을 이용했습니다. (가운데 작은 흰색이 휴지인 거 비밀)


빵을 입에 물고 여행을 떠나는 금년 22세 꼬마 김정환. 어딘가 모르게 귀여워 보이는 건 나뿐인가?

 


공사중이라서 물은 회색으로 변해있었습니다. 빙하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면 살짝 초록색일텐데... 아쉽다.


이제 공사판의 끝에 도착했습니다. 구름다리를 통해서 저 쪽으로 건너가야 합니다. 반대편에는 진짜 하이킹 코스가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표지판이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자 여기서 부터 약 50분을 더 올라가야 합니다. 안개가 조금 끼었지만 비는 오지 않으니 다행이라 여기고 가봅시다.

 


초반부터 돌맹이 언덕...


돌맹이 언덕을 지나면 길 같은 것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 길 같은 곳을 지나는데 비가 우수수 오는 겁니다. 와... 이거 큰일났다...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방이 젖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바람막이를 벗고 가방을 안에 맺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바람막이를 하고 다시 출발... 안경은 빗물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숲을 빠져나오니 바위 길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눈이 싸인... 분명히 바위들 사이에 구멍이 있어서 자칫 발이 빠지면... 끅... 다행이도 사람이 다녀간 발자국이 보였습니다.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선명한 것을 보니 어제 것이 아닌 오늘 아침 것임이 분명했습니다. 희망을 가지고 따라갔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모를 야생동물의 출현 때문에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니면 약탈자... 제가 영화를 너무 많이 보았네요...


눈덮힌 골짜기의 끝자락에 도착하니 이탈리아 사람 4명이 보였습니다. 지질학자들인데 조지아의 만년설를 조사하러 왔다고 합니다. 3명의 대학원생들과 1명의 교수로 보였습니다. 교수님과 약간의 대화를 나누었는데 다빈치에 대해서 말해주셨습니다. 다빈치는 물의 위대함을 알았다고 합니다. 물은 얼고 녹음을 반복하면서 바위를 깍고 부수는데 이 과정에서 계곡이 만들어지고 결국에는 아주 높은 산 조차도 물에 의해서 오래 시간 뒤에 평지가 된다고 합니다. 


짧은 이야기를 마치고 그들은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정말로 인생에서 해보고 싶은 것을 해봤습니다. 그것은 전신 탈의하고 사진 찍기!!! 부끄럽기 때문에 상의 탈의만 올리겠습니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머무를 때, 같은 룸메이트의 아는 형이 스위스 어느 산 꼭대기에서 나체로 사진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왠지 그런 과감함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버켓 리스트에 추가했습니다. 여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만년설에서 사진찍기 성공!


만년설도 먹어보고 얌얌 (저 뒤로 보이는 회색이 바위가 아니라 만년설입니다. 더러워져서 바위 처럼 보입니다.)


이제 버킷리스트 하나를 이루었으니 하산 하기로 합니다~ 안전하게~

blog.naver.com/conkjh032/221166373674

 

[나 혼자 지구 한 바퀴]07.11.2017 Chalaari glacier를 향해서 하이킹 그리고 만난 스위스 아저씨

드디어 정상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아침 일찍 어제 봐둔 빙산을 보기 위해서 일찍 움직였습니다. 9시 호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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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갈 때는 무서워서 사진 찍을 여유가 없었는데, 내려갈 때는 여유가 생겨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다시 돌아온 숲길. 올 때는 비가 와서 빠르게 지나왔는데, 비가 오지 않으니 울창하고 신비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목 : 숲 속의 마법사
- 마법사 정환은 수련을 마치고 세상으로 내려가는 중입니다. 모든 인고의 시간을 견딘 그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정통한 느낌을 줍니다.

내가 김정환이다. LV. 99999999



내려 올 때는 이탈리아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차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걸어서 내려왔으면 2시간은 더 걸렸습니다. 차 타니 30분 정도... 완전 좋아~~~~

이때 사실 눈치보긴 했습니다. 차가 오더니 4명이 먼저 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2시간이라는 시간을 다시 내려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태워줄 수 있냐고 말을 걸었습니다. 다행이도 성공! 미안하다! 고맙다!

마을에 왔으니 이제 다음 계획을 하기로 합니다. 그전에 일단 점심을 먹자!!!

마을 광장에 서 있는 동상


점심을 만들어 먹기 귀찬아서 사먹기로 했습니다. 가장 현지인이 많이 갈 것 같은 식당을 골랐습니다.

그러나... 저거 고기 한 접시에 8천원... 아 진짜 너무 하잖아... 크다면서... 먹기 전에 미리 계산하려고 했습니다. 안 좋은 사건이 있어서. 주문한 대로 8천원 내려고 하니 3리라, 우리 돈으로 1500원 더 달라는 겁니다. 그래서 뭔 소리냐 했더니. 소스 값이라고 합니다. 나는 주문한 적 없거든? 근데 너희들이 주고 나서 돈을 메겨? 8천원 내고 소스 안 먹었습니다. Atyrau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어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그냥 만들어 먹는게 좋습니다.



다음으로 가 볼 곳은 마을에서 강을 건더 뒷편에 있는 케이블카를 타러 가려합니다! 어느 블로그에서 보았는데 전망과 풍경이 좋다고 하더군요. 

혼자 길을 걷고 있는데 어느 한 남자가 보였습니다. 말끔한 케쥬얼 복에 전혀 트레킹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심심한 차에 말을 걸었습니다. 스위스에서 온 아저씨로 자신도 좋은 viewpoint를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목적지가 같아서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아저씨는 자신의 GPS가 좋지 않다고 저의 핸드폰을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고난... 제 핸드폰은 이곳이 길이라고 하는데... 도저히 이건 길이 아니었습니다. 케이블카 공사하는 곳인데... 이 말은 경사라 45도 정도는 되보였습니다. 저는 무작정 올랐습니다. 방년 45세, 자신이 흡연자라고 밝힌 스위스 아저씨는 헉헉 대면서 저를 따라왔습니다. 저는 굉장히  많이 죄송했습니다. 왜냐하면 핸드폰 GPS는 저의 위치가 잘못된 곳이라고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물론 가는 방향을 맞았습니다. 예를 들면 급경사를 지그재그로 올라가야 하는데 저는 직진으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진짜 보통 포장도로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히치하이킹. 다행이도 한 분이 차를 세워주셨고 운전자 분이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주셨습니다. 저희는 약 30분 정도 더 걸어서 viewpoint로 향했습니다. 원래 케이블카로 갈려고 했지만, 운전자 분이 닫았을 거라고 말하더군요. 아닌 것 같지만...

그리고 도착한 다른 viewpoint

 

이얏!

 

멋진 광경에 셔터를 눌러대며 입으로는 감탄을 수 차례 내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는 시간을 생각해야 했기에 이만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잠시 스위스 아저씨 이야기를 하자면, 어찌나 이렇게 젠틀하시던지, 얼굴도 그렇고 영화배우 같았습니다. 카자흐스탄 수도가 아스타나가 아니라고 말했던 것이 자기 잘못이라고 저에게 사과까지 하셨고(45세의 아저씨가 저에게 정말로 정중하게 진실로 사과하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어 주시는 모습은 귀풍스러웠습니다. 존경합니다.



걸어갈 생각에 힘듦이 몰려와서 대신에 히치하이킹을 시도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런데 왠 커다란 나무토막을 싣은 트럭이 지나가면서 그 위에 앉아 있던 아저씨가 손짓하며 타라고 했습니다. 트럭의 속도가 그대로 여서 순간 장난인가해서 가만히 있었는데, 점점 트럭이 속도를 낮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달려가시는 스위스 아저씨... 귀요미

우리는 트럭의 위로 올라가서 신나게 내려갔습니다.


손 흔들어 주신 아저씨 입니다. 그리고 트럭 운전자 아저씨는 제 머리가 추워 보인다면서 자신이 쓰고 있던 모자를 주었습니다. ㅠㅠ 감동이에용. 더 감동인 것은 이 트럭 위에서 'ChaCha(조지아 블랜디)'를 마셨고 맥주고 마셨고 빵도 안주로 먹었다는 것!!! 키야!!! 취한다!!! 저는 담례로 한국산 아리랑을 불러 재꼈습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뒤에 계신 스위스 아저씨도 신나셨습니다 ㅎㅎ


높이가 족히 4m는 되는 큰 트럭이었기 때문에 나무를 넘어 보는 풍경은 또한 멋있었습니다.


이힛 이힛 이힛 살짝 취한 모습입니다.


저희를 마을에 내려다 주시고 떠나시는 멋진 아저씨들!!!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신기하게 마을에 도착해서 바라본 태양의 모습은 마치 신이 모습을 드러낸 양 후광이 보였습니다.


이렇게 마을에 도착해서 아저씨랑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말하려던 찰나, 아저씨가 저와 함께 진흙을 밝고 엄청나게 가파른 산 길을 오르고 멋진 풍경을 봤고 트럭 위에 올라서 술을 마신 경험은 자신에게 정말로 엄청난 선물이라면서 이 경험을 선물해준 저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저에게는 정말로 엄청난 찬사와 칭찬이었기에 초대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게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4시 간 동안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과 와인 그리고 차차를 연거푸 마시며 수다를 떨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재미있고 진지한 이야기를 4시간 동안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서로 너무 취해있어서요 ㅎㅎㅎ 얼마나 마셨는지 서로 와인 한 병씩 먹고 블랜디는 한 병씩 마셨습니다. 그리고 그 가격은... 10만원 거의 다 되는 가격이었습니다. 조지아에서 2명이 이렇게 먹은 건... 다시 한 번 아저씨에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식당을 나오니 밤 11시. 우리는 내일 아침 만나서 같이 가기로 약속을 하고 각자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ChaCha

아~ 정말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좋은 풍경과 좋은 사람과 좋은 음식을 모두 만날 수 있었던 메스티아! 최고의 여행이었습니다!!!

 

 

 

18.12.2020에 다시 보는 소감

 

스위스 아저씨 Oliver에 대한 이야기와 저의 감동에 대해서 한 번 더 떠올려 보겠습니다. 

저희는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카자흐스탄에 관한 이야기 나왔습니다. 그분은 카자흐스탄의 수도를 알마티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카자흐스탄의 수도는 알마티가 아니라 아스타나라고 알고 있다고 했지만, Oliver은 알마티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알마티가 아니라 아스타나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실수로 잘못 말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냥 넘겼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Oliver이 저에게 카자흐스탄 수도가 아스타나가 아니라고 말했던 것이 자기 잘못이라고 저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까지 하셨습니다. 저는 이 순간 깊은 감동과 깨달음 그리고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45세 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들 뻘 되는 사람에게 정말로 정중하게 몇 차례 사과하는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경험이 부족하지만, 아직 어른들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 어린 사람들에게 정말로 정중하게 사과하는 모습을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사과하는 모습이 약해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 사람을 더 강하고, 멋지고, 깨끗한 사람으로 보이도록 했습니다. 저는 괜히 어린 사람들에게 사과를 하면 얕잡아 보지 않을까? 나의 약점이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로, 자신의 잘못을 바로 잡음으로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Oliver을 통해서 저는 사과하는 방법과 감사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인간 사회를 살아가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 많은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학을 전공했던 저에게 떠오른 생각은, 사과하는 방법과 감사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교과 내용에서 배울 수 있지만 가정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정에서 배우지 못한 내용을 교과를 통해서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Oliver 아저씨와 같은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글을 다시 보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저도 Oliver 아저씨를 더 닮아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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