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Europe - Poland

[나 혼자 지구 한 바퀴] 01.03.2018 발트 해를 맛보러 그단스크로 가자!

김 정 환 2021. 1. 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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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바르샤바에 볼거리가 별로 없었다. 여행자도 적어서 오래 머물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북쪽으로 가기로 했다. 북쪽으로 가보고 싶었던 이유는 발트 해 때문이었다. 내가 조지아에서 터키로 넘어갈 때 흑해를 지나면서 든 생각은 '교과서에서 A4 용지만한 종이에 봤던 바다들을 직접 보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다.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바다들을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고, 맛도 보고 싶다.' 였다. 그래서 폴란드의 북쪽은 그단스크로 향하기로 했다.

 

 

아침 10시 40분 기차였다. 현재 2021년 01월 02일에 기록을 쓰고 있는데도 정확하게 이 시간을 기억하는 이유가 있다.

 

그럼 그때 있었던 재미없는 이야기를 해보겠다. 기차역까지 40분 정도 걸려서 1시간 30분 먼저 나왔다. 초행길이니 당연히 많은 변수를 고려했다. 우선 티켓을 구매해야 했다.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로는 트램을 타는 플랫폼과 트램 내부에 티켓 머신이 있다고 했다. 나는 플랫폼에서 티켓 머신을 찾았지만 없어서 트램 내부에서 티켓을 구매하기로 했다. 한 대의 트램이 오고 나는 트램에 들어서자 마자 머신을 찾았다. 티켓 머신 앞에서 선 나는 당황했다. 오로지 동전만 사용 가능했기 때문이다. 아침 출근 시간이었기 때문에 티켓 검사를 꼼꼼하게 한다고 했다. 나는 호주에서 출근할 때마다 티켓 검사를 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다음 역에서 티켓 머신이 보이면 티켓을 구매하기로 했다. 그런데 한 정거장도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승무원이 왔다. 나는 그분에게 설명했다.

 

"제가 플랫폼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 없어서 여기서 구매할려고 했는데 동전이 없습니다. 혹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겠습니까?"

 

그러더니 다음 역에서 내리자고 했다. 나는 그분이 다음 역의 티켓 머신으로 데려갈 줄 알았다. 그런데 내게 내민 것은 티켓이 아닌 벌금 기계였다. 나는 항변했다.

 

"제가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서 인터넷에 조사했었습니다. 플랫폼에서 구매하려고 했으나 없었고, 트램 내부에서 살려고 했으나 동전만 가능했습니다. 플랫폼 기계들은 카드도 가능했기 때문에 트램 내부 기계도 동일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당황했고, 당신이 저에게 먼저 오기 전에 제가 먼저 당신에게 가서 도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물론, 원칙대로 가야하는 것이 맞다. 내가 제대로 정보를 찾기 못해서 발생한 일이었다. 나의 잘못이다. 나는 여행을 하면서 몇몇 여행자들이 서스름없이 무단으로 무엇을 하는 것을 간혹 보았다. 그런 행동을 보고 있으면 엄격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맞닥뜨리니 왠지모를 이 억울함은 무엇일까. 더욱이 나를 더 억울한 느낌을 들게 만들었던 것은 옆에 다른 사람이 나를 아니꼽게 처다보면서 말했기 때문이다. 승무원이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플랫폼에서 기다리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분을 승무원을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티켓 없이 탔으니까 당연히 벌금을 내야해."

 

나는 대답했다.

 

"저는 무임승차를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티켓 머신이 다른 것에 당황했고 이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니까요".

 

다시 그 여성분은 이렇게 답했다.

 

"아니, 그건 상관없어 넌 벌금 내야만 해."

 

나는 시계를 보았다. 10시 40분까지 가야하는데... 지금 거의 10시잖아... 이러다 기차를 놓치겠네. 나는 이 대화를 끝내기 위해서는 내가 벌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벌금을 내기로 했다. 그리고 결제되는 엄청난 액수... 지금 검색해 보니 52,852원이 벌금으로 나갔다. 내가 알기로는 그 당시 트램 가격이 약 1,000원 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50배를 벌금으로 물었다. 결론적으로, 원칙을 따랐고 마음은 아팠다. 이후에 이러한 비슷한 일들이 폴란드에서 또 일어난다. 이에 대해서 여행자들과 대화를 해보았는데, 폴라드 인이 다소 깐깐(?), 융통성 없는(?) 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각자의 나라마다 그들이 가지는 민족성이 있으니 나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다행이도 늦지 않게 기차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기차에서 몇 시간을 보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 늦지 않게 그단스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저기 눈이 쌓여 있었다. Old town 내부에 호스텔이 있어서 그곳으로 향했다. 향하는 중에 뭔가 유럽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느끼는 유럽 같은 느낌은 주황색 벽돌로 지어진 건축물과 곳곳에 보이는 바로그 건축이나 고딕 건축이다. 이 분야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것은 없지만 한 번 써본다.

 

기차를 타기 전에 있었던 사건이 아직도 나를 강타했다. 그 이유는 2가지 였다. 첫 번째, 진실된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차가운 말과 행동. 두 번째는, 2일치 비용의 손실이었다. 마침, 휴게실에 네덜란드에서 온 여행자들이 있어서 오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들은 나의 이야기를 다 듣고 말했다.

 

"너 완전 운 되게 없다. 보통 검사 걸리기 쉽지 않은데. 만약에 걸렸더라도 나는 무조건 튀었어."

 

물론 나는 도망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그렇게 나는 신세 한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을 먹기 전에 밖으로 나갔다. 나가기 전에 방에서 준비를 하는데 어떤 술취한 여행자로 보이지 않은 사람이 어슬렁 거리면서 중얼거렸다. 오늘 잠을 잘 잘 수 있게 빌었다. 밖으로 나와서 항구를 거닐었다. 바다라서 그런지 배들이 많았다. 항구를 따라서 골목길이 많았다. 골목 사이에는 골동품을 팔기도 했다. 

 

바르샤바에서 보지 못한 건축 양식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창문이 여닫이로 되어 있고, 물이 내려오는 파이프가 보였다. 그리고 건물 한 가운데 문이 있고 문을 열고 들어가서 각자의 공간으로 가는 구조였다. 건축물의 대부분 색은 주황색, 베이지색이었다. 이런 건물들이 모여서 골목길을 만들었다. 이 골목길 사이를 천천히 걷다보면, 굉장히 이질적인 느낌을 받는다. 

 

골목길을 걷다가 큰 성당을 발견했다. 그런데 공사를 진행중이었다. 그 성당은 Bazylika Mariacka w Gdańsku 이다. 고딕 양식으로 밖에서 보면 참으로 멋있다. 아래 사진이 있는데 우중충한 날씨와 어우러진 성당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입구 앞에 서있는 관리인에게 들어갈 수 있는 지 물었다. 다행이도 들어갈 수 있었다. 내부는 흰색으로 되어 있어서 다소 실망했다. 밖에서 보던 엄청난 느낌이 내부의 모습을 더욱 멋지게 만들어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은 입구에서 들어가면 앞에 있는 십자가이다. 

 

그런데 나를 압도하는 것이 뒤에 있었다. 거대한 오르골이었다. 말 그대로 나는 압도 되었다. 뒤를 돌고 나가려는 순간 위에 엄청나게 거대한 물체가 있었고 그것에서 웅대한 음악이 나왔다. 이것을 보고 듣고 있으니 마치 하늘에 천국을 보는 듯 했다. 지상에서 하늘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구름 사이에 가려져 있던 거대한 천국의 실체가 나오면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느낌을 받았다. 주변의 흰색이 느낌을 더욱 강하게 했다. 얼마나 저것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나는 자각할 수 없었다.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서 주변에 감시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옆에 아르헨티나에서 온 커플이 있어서 사진을 부탁했다. 이 성당을 나오면서 들었던 생각은 '공사가 완료된 후에 다시 방문하고 싶다' 였다.

 

이후에 계속 걸어다녔다. 아래 사진은 Apartament Neptun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Golden gate도 갔다. 그냥 이렇게 Old town을 걷는 것도 즐거웠다.

 

마지막으로 성당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오늘 하루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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