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Asia - Kazakhstan

[나 혼자 지구 한 바퀴] 11.10.2017 Atyrau(악티라우)에서 노숙과 휴식 그리고 떠남

김 정 환 2020. 4. 6.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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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했던 대로(?) 기차역에서 노숙을 하기로 했다. 설렘 반 걱정 반 ㅎㅎㅎ

 





 

 

하지만 이 기차역은 나에게 노숙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잘려고 누으면 역무원이 와서는 깨우고 갔다. 그렇게 3번을 날 깨웠을까. 1시에 잤으니 5시 쯤에 짜증나서 일어났다.

중간중간 깨면서 그리고 5시에 일어나면서 느낀 것은, 이 역에는 새벽인데도 왜 이렇게 사람들이 넘쳐나는지 였다. 아마도 깨운 이유가 자리 차지하지 말라고 깨운 것 같았다.

 

 

 

6시쯤에 Astrakhan으로 가는 표를 끊었다. 인터넷 예매하는 것보다 3000원 정도 저렴 했던 것 같다. 다음부터 역에서 끊어야겠다. 물론 예매하는데 일반일 보다 3배는 오래 걸린다 ㅎㅎㅎ

 

 

 

아침 첫차가 7시라서 기다렸다가, 2번 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나갔다. 이 Atyrau는 애석하게도 2GIS 맵에 없다. 따라서 하나하나 물어봐야 했다. 2번 버스도 역무원들에게 물어본 것이다.

 

2번 버스를 탔는데... 이건 미친 콩나물 시루이다. 가방조차 멜 수가 없어서 내려놓았고 버스는 사람으로 꽉차서 문이 열리면 마치 터져나갈 것 만 같았다. 과연 나는 내가 원하는 정류장에 내릴 수 있을까....

 

다행이도, 전 역에서 사람들이 우루루 빠지길래 나도 그냥 같이 내렸다. 그리고 걸어간 호스텔. 이곳에는 호스텔이 2개 뿐인데. 1개는 너무 낙후된 것 같았고, 다른 하는 그나마 괜찮은 것 같아서 그곳에 묵기로 했다.

 

5시간 정도 참을 자고 나서 거리로 나왔다. 아무리 하루 있다가 가는 곳이라도 둘러는 봐야하지 않을까.  

 

 

 

큰 도로를 제외하면 인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볼 만 한 것이 있다면, 강 정도일 뿐. 

 



공원도 있지만, 공원이라고 보여주기 미안해서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고 있는 모녀를 보여드립니다. 이게 더 아름답습니다.

 

 

 

 

 

내 수중에는 아직 3000T이 남아 있었다. 오늘 안에 다 쓸 계획으로 조금 고급진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해서 8천원!!! 2550T 주고 먹었다. 배불러서 심지어 남기고 왔다. 

 

살짝 기분이 상한 것이 있었다면, 주문하지도 않은 소스를 줘서는 떡하니 계산서에 넣어주시는 사장님의 친절함. 그것도 소스 2개나 300T. 어차피 돈을 다 써야 했기에 맘 좋게 넘어갔다. 맛있었으니까 괜찮아~

 

 

 

다시 2번 버스를 타고 도착한 역!!! 밤 8시인데 버스가 거리에서 거의 보이지 않아서 조마조마 했지만, 다행이도 운행중이었다. 걱정되시는 분 있으시면 일찍 나오세요!

 

 

저녁으로 캐밥을 사먹었다. 600T(2000원)이다! 심지어 맛도 좋고 배가 불러서 다 먹지도 못했다. 이야... 

 


너 안 줄 고양

 


Atyrau에서 Astrakhan으로 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어서 쉽게 아래 칸을 예약할 수 있었다. 처음이다.

 



내가 러시아를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하늘이 비를 흘리고 있다. 

아까 까지만 해도 괜찮더니.

 

 

이제 10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Astrakhan, Russia로 넘어간다! 

 

 

2020.04.06

저 때의 아침 버스 아직도 생생하다. 모두 출근길인데 나혼자 가방은 엄청크고 공간도 엄청 차지하고 다르게 생겼고 해서 나도 모르게 부끄럽고 긴장했었다. 상상해보면, 도시가 아닌 강원도 삼척? 정도에 출근 시간 8시에 가방 엄청 큰거 매고 만원 버스에 탔다면...... 그게 바로 접니다. 

 

호스텔이 전문 호스텔이 아니라 가정집인데 손님을 받는 형태였다. 아침은 한 번 제공된다. 대부분 잠을 자고 다음 날 아침을 먹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나는 아침에 가자마자 씻고 밥을 부탁했다. 아마도 주인은 '오늘 내일 해서 2끼를 먹을려고?' 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건 아닌데? 하는 표정이 기억난다 ㅋㅋㅋㅋ 아침은 계란, 스팸 같은 햄과 빵 그리고 우유가 나왔었다. 

 

아... 마지막에서 3번째 사진을 보니 갑자기 뭉클해진다. 저 큰 가방과, 주황색 옷, 남색 후리스, 그리고 회색 작은 가방(자물쇠가 가슴을 간지린다.) 저 후리스랑 주황색 바람막이는 어디서 잃어버렸는데 잊어버렸다. 누가 잘 쓰겠지 뭐. 

 

마지막 사진을 보면 손목에 손목띠를 보이게 사진을 찍었다. 실은 이 사진은 여기에 담으려고 찍은 사진이 아니라 저 띠를 선물로 준 소녀에게 보낼려고 찍은 사진이다. 의도적으로 보여서 찍었다. 아마 나는 저때 그 소녀를 그리워 하고 있었다. 참으로 순수했던 소녀. 내 마음이 다 녹았다. 혹시 이누야샤라는 만화를 보신 분이라면, 여자 주인공 한국 버전으로 '유가영'이라는 소녀가 있다. 그 소녀가 화살을 쏘면 모든 것이 정화가 된다. 그 소녀의 눈을 보면 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이 말을 친구들에게 하니, 친구들이 "지랄을 한다..."라고 말했다. 여튼, 좋아하는 마음에 저렇게 찍었었다. 아! 몇 일전에 생각나서 그녀에게 연락해 보았다. 지금은 러시아로 이사해서 잘 살고 있다고 한다. 다행이다! 언젠가 한 번 보면 좋겠다. ㅎㅎㅎ

 

 

# 다음 나라는 러시아 입니다. 다음 글을 보고 싶은 분은 러시아 항목으로 이동해서 다음 날을 찾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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